2009년 06월 07일
크리스타 좀머러와 미뇨노의 <A-Volve>(1994-95): 최초의 본격적인 인공생명 예술작품
<A-Volve>는 <티에라>의 창시자인 토마스 레이와의 공동 작업으로 탄생했다. 이 작품은 인공생명의 원리와 방법들을 예술적 창조 과정에 적용한 대표적 예에 해당한다(Sommerer, 1997, 14).
가상 생명체와 관객이 상호작용하도록 디자인된 <A-Volve> 체계는 대략 다음과 같은 구조로 되어있다. 관객이 가상 생명체를 창조할 수 있는 그래픽 에디터가 있고, 가상 생명체가 살아갈 물이 담기 수조가 있다. 그리고 이 생명체와 관객의 상호작용을 제어하는 시스템이 있다.
관객은 터치스크린에 자신이 원하는 기본적인 곡선을 그린다(그림 1). 그러면 제어 시스템은 이 그림을 크기와 길이에 따라 20개의 절편으로 나누고, 이것을 다시 X, Y, Z축에 따라 3차원 이미지로 표시한다(그림 3).
이 형태들은 크기와 길이, 그리고 X축, Y축에 대해 각각 20개의 꼭짓점을 가지며 이것이 모두 합해 80개의 매개변수가 된다. 또한 RGB 3색, 3가지 명도, 그리고 4가지 텍스쳐 등을 합쳐 다시 10개의 매개변수를 가진다. 따라서 총합 90개의 매개변수가 생긴다. 이 90개의 매개변수는 인공생명체의 유전자 스트링을 구성한다(그림 4).
이 생명체는 자신이 가진 20개의 판을 회전시키고 또 시간 단계에 따라 몸을 수축이완하면서 물속을 헤엄친다(그림 6). 운동 속도는 포식-피식 관계에서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 즉 환경 적응도를 높인다.
또한 가상 생명체는 몸체 전면에 시각 기관을 가진다. 시야각이 약 110도인 이 기관을 통해 가상 생명체는 다른 개체를 추적하거나 회피한다(그림 7).
<A-Volve>체계의 가상 생명체는 아래의 도식에서처럼 작가의 기본적인 디자인과 함께 관객의 형태 생성 작용(즉, 상호작용)에 따라 수조 안에서 적응할 수 있는 적응도Fitness가 변화한다. 만일 가상 생명체가 유체 동역학적 형태를 지녔다면 더 빠르게 운동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다른 생명체를 피식자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좀머러-미뇨노의 가상 생명체는 포식-피식 관계는 물론, 짝짓기와 자기증식, 나아가 진화도 가능하다.
이 생명체는 1값의 에너지(E=1)를 가지고 태어난다. 에너지 값이 1보다 작으면(E<1) 포식행위를 시작하고, 에너지 값이 0이(E=0) 되면 죽는다. 또한 많은 운동은 그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소진하기 때문에 결국 더 쉽게 죽게 된다. 포식은 피식자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것과 같다. (<그림 8>)
어떤 가상 생명체의 에너지 값이 1 이상이 되면(E>1) 그것은 짝짓기를 통해 자기를 복사한다. 이 경우 유전자 교환Crossing over과 변이mutation가 동시에 이루어져 부모의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는 새로운 개체가 탄생한다. 나아가 어떤 강력한 인공 생명체들이 지속적으로 번식을 하게 되면 그 생명체들의 유전자가 다음 세대에 지속적으로 전해져 독특한 종이 진화한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 좀머러와 미뇨노는 이 과정에서 관객의 상호작용이 개입할 수 있도록 설계함으로써 우연적인 환경 요소를 추가했다. 다양한 관객이, 수조 안에 들어 있는 다양한 인공 생명체를, 다양한 방식으로 다룬 결과, 원래의 생명체들의 적응도와 에너지에 변화가 생겨 궁극적으로 종의 다양성이 성취된 것이다.
<A-Volve>는 '작가의 기본 설계', '작품의 자기생산적 행위', 그리고 '관객의 미적 선택 행위'를 매개로 해서 관객과 가상 세계 사이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성취하는 복잡한 체계라고 부를 수 있다(Sommerer, 1997, 20). 관객들은 형태의 파종,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색상과 운동 패턴을 지닌 생명체에 대한 미적 선택 작업과 같은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서 가상 생명체의 적응력을 향상시킨다. 역으로 관객의 이런 경험들이 새로운 군집의 인공 생명체를 탄생시키기고 유지하는 원인이 된다.
생명이 물에서 출발했다는 은유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은 '과정으로서의 예술'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일정 정도 자율성을 갖추고 자기생산적인 인공 생명체로서의 작품을 실험적으로 보여준다. 다른 한편으로 <A-Volve>는 생태학자이자 인공생명연구자인 토마스 레이의 영향 아래서 인공 생명의 원리를 직접 구현하고 있다. 여기에는 창조가 개체발생과 자기생산적인 조직화 행위로 대체되고, 작품의 수용은 이 가상 생명체계에 대한 외부 환경으로서의 관객과 작가의 생태학적 상호작용으로 대체된다. 사실상 <A-Volve>는 가상 생태 환경의 미적 구현물이라고 할 수 있다.
Sommerer, C. and Mignonnueau, L. (1997). "Interacting with Artificial Life: A-Vlove", Complexity, Vol. 2, No. 6, pp.13-21.
http://www.interface.ufg.ac.at/christa-laurent/WORKS/FRAMES/FrameSet.html
# by | 2009/06/07 20:53 | 컴퓨팅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라 | 트랙백 | 덧글(0)



